‘코젤렉의 개념사 사전’ 번역·출간 
119개 기본 개념 담긴 개념사 사전의 표준 모델

독일의 역사학자 라인하르트 코젤렉(1923~2006)이 오토 브루너, 베르너 콘체와 함께 발간한 <독일 정치·사회 언어 역사 사전>이 <코젤렉의 개념사 사전>(푸른역사)으로 번역, 출간됐다.

역 사학자·법학자·경제학자·철학자·신학자들이 참여해 모두 119개의 기본 개념을 집필한 이 책은 개념사 사전의 표준모델로 인정받는 다. 독일에서 코젤렉은 역사학자 이름이면서도 그가 편찬한 개념사 사전을 가리키는 말이다. 1972년 첫 권이 나왔고, 25년 뒤 인 97년에 마지막 권이 출간됐다. 한림대 한림과학원이 2005년 번역을 시작해 <문명과 문화> <진 보> <제국주의> <전쟁> <평화>의 5개 항목을 우선 내놓았다.

책은 여러 개념을 시대적 추이에 따라 총괄적으로 집대성한 게 특징이다. 독일어뿐만 아니라 개념 형성에 영향을 미친 그리스어, 라틴어, 영어, 불어의 어원과 시대적 쓰임을 살피면서 ‘개념’을 정밀하게 설명한다. 

김 용구 한림과학원 원장은 “기존 개념사가 시대배경과 역사적 맥락을 초월한 순수 관념을 상정하고 그것의 의미를 밝히는 데 치중했다 면, 이 사전은 정치·사회적 맥락 속에서 전개되는 의미의 변화 양상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코젤렉이 말하는 ‘개념’은 ‘정치·사회 적인 의미연관들로 꽉 차 있어서, 사용하면서도 계속해서 다의적으로 머무르는 단어’다. 김 원장은 “ ‘기본개념’은 그중에서도 특 히 정치·사회적인 현실과 운동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개념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