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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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東亞觀念史集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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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은 전문학술지 『개념과 소통』을 발간하여 세계 각국의 지식인들과 함께동북아 지역의 공동체 형성에 이론적 기초를 더하고자 합니다. 개념은 사회현상에 대한 인식체계를 가리킵니다. 따라서 개념의 충돌은 공동체형성에 중대한 걸림돌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북아 지역에서 미래의 국제정치 구조를 가장 고민해야 하는 한반도 지역에서 개념의 소통 문제를 먼저 거론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한국 인문학의 역사적 소명이기도 합니다.

한림과학원에서 2007년에 '동아시아 기본개념의 상호소통'이라는 아젠다를 내걸고 인문한국사업에 참여한 것도 위와같은 소명의식에서였습니다. 동아시아 3국의 역사는 지난 두 세기 동안 갈등과 반목으로 점철되어 왔을 뿐 아니라, 탈냉전(脫冷戰)의 시대는 일반적인 예측과는 달리 혼돈의 시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세계에는 미국이라는 세계국가, 새로운 지역국가로서의 유럽연합을 비롯한 새로운 행위자들이 등장하였습니다. 중세질서에 기초한 행위자들 또한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동북아 지역의 국가들은 여전히 서유럽의 유형과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그 정신구조가 매우 이질적이어서 자기들이 속한 동북아 지역을 인식하는 태도에도 서로 적대적인 부분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제 근대국가의 틀을 고집하지 말고 지역국가, 동북아 공동체의 문제를 고민하여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동북아 정치구조의 분열성을 극복하는 것은 정치·경제의 접근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정신세계의 접근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개념의 소통을 향한 탐구는 그 과제의 핵심을 이룹니다. 하지만 우리 외국 학자들처럼 개념의 공시적이고 통시적인 분석,의미론이나 명의론에 안주할 수 없습니다. 동아시아의 각각의 언어 체계를 감싸고 있는 문화적 사회적 배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의미의 교환·변용과정에 유의하여 근대적 개념 형성과정을 이해하여야 할 것이며, 개념을 통해 동아시아의 각 집단들의 인식구조를 명확히 함으로써 소통가능한 동아시아 공동체 정립에 직접 기여하여야 합니다 학술지 『개념과 소통』은 학문분과의 벽을 넘어 다양한 관점과소재를 바탕으로 개념들의 변천과 소통양상을 다루며, 동시에 그 토대가 되는 철학적 고찰과 개념분석 연구방법론의 개발을 중심 과제로 삼고자 합니다. 그것을 통하여 동아시아 근대 논의의 새로운 담론 지형을 형성하고, 세계를 향하여 인문학의 미래지향적 전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장

김용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