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차 동아시아 개념소통 포럼>

제목 : 폭력의 정상성과 법의 폭력성
연사 : 황정아 (한림과학원 HK교수）
일시 : 2012년 3월 15일(목)
장소 : 한림과학원 회의실 (연암관 6층 2633호실)

  
<발표내용>

흔히 양차 세계대전을 목도한 20세기를 일컬어 ‘폭력의 세기’라고 하지만 실상 근대문명의 역사는 처음부터 폭력을 주된 구성요소로 삼아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근대문명의 역사와 정확히 중첩되는 식민주의의 역사가 이를 입증하며, 전체주의의 경험과 냉전, 그리고 이른바 ‘문명의 충돌’과 테러리즘에 이르기까지 폭력은 우리 삶의 중요한 일부로 한층 더 일상적이고 더 가시적인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늘날 어느 곳을 막론하고 폭력의 이미지가 문화의 지배적인 상징이 된 것은 이런 사태를 반영한다. 
이렇듯 폭력이 근대역사에서 차지하는 압도적 위상에 조응하여 그에 대한 성찰과 비판도 근대역사의 주요한 일부였다. 특히 식민주의의 폭력성에 대한 비판이 그 중 두드러진 사례라고 할 수 있고, 최근 들어서는 권력에 내재한 폭력, 혹은 법의 설립과 작동에 개입하는 폭력이라든지 특히 국가폭력에 대한 이론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발표는 ‘폭력’이 종종 그것의 대립물이라고 생각되는 법(과정의 등등)을 통해 저지되기는커녕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법’의 작동을 통해가장 원형적으로 발현되고 있음에 주목하는 이론적 논의와 문학작품을 중심으로 폭력과 법의 내재적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