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차 동아시아 개념소통 포럼>

제목 : 서양철학사에서 본 개념의 본질

연사 : 이상명 (한림과학원 HK연구교수)

일시 : 2013년 4월 18일(목) 

장소 : 한림과학원 회의실 (연암관 6층 2633호실)

<발표요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개념’이라는 단어는 번역어이다. 그것도 중국, 일본에서 사용한 한자어를 그대로 가지고 와 썼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일본을 거쳤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현재 개념이라는 말을 영어와 프랑스어에서 concept, 독일어에서는 Begriff에 해당하는 것으로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념이라는 용어는 전문적인 학술용어로 널리 사용되지만 일상어로도 사용된다. 일상어로 사용되든 학술어로 사용되든 문제는 개념이라는 용어가 일관적이고 고정된 하나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데 있다. 개념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다르고 사용 맥락에 따라 다르며, 또한 학문 분야에 따라서도 다르게 정의된다. 즉 개념이라는 용어 는 다의적이고 모호하다. 
우리가 무엇을 안다고 말할 때, 더 구체적으로 무엇을 규정·규명한다고 할 때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그것의 본질과 현존 방식을 규정하는 것이다. 본 발표에서 규정하거나 규명하고자 하는 대상은 개념이다. 개별 개념이 아니라 개념 자체에 초점을 맞추려면 개념을 더 근본적이고 일반적으로 다루는 관점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은 여타 다른 학문보다는 철학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 학문은 없겠지만 그것은 개별 개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그럴 뿐 개념 자체를 연구의 대상 으로 삼았고 여전히 연구하고 있는 것은 철학이 대표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철학은 유의미하게 말할 수 있는 영역과 말할 수 없는 영역, 즉 무의미한 말을 구별하는 작업이다. 본 발표에서는 개념에 대해서 이런 구별 작업에 초점을 두고 있다.